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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분석심리학] 비합리적 정신기능 ‘직관(N)’ 중 ‘외향직관(Ne)’은 무엇인가?




■ 비합리적 정신 기능 ‘직관(N)’ 중 ‘외향직관(Ne)’은 무엇인가?


  직관은 여러 가지 기능성을 알아차리는 기능이다. 감각, 특히 외향적 감각이 객관적 ‘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을 가진 것이라면, 외향적 직관은 그 객체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을 가진 것이라면, 외향적 직관은 그 객체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파악하고, 그것이 객관세계에서 실현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데 비상한 능력을 발휘한다.


  그래서 우리는 외향적 직관형을 기업가, 상인, 신문기자, 정치가 같은 경우에 많이 발견한다. 이들은 외향적 감각형처럼 현실적인 감각에 충실한 행정가와는 달리 항상 무슨 사업이 장래성이 있는가, 무슨 상품이 장차 잘 팔리고 무엇이 앞으로 유행할 것인가, 독자가 무슨 기사를 흥미 있게 읽게 될 것이며, 미래의 세계에 무엇이 일어날 것이며,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를 미리 알 수 있는 사람이다. 그가 출판사 사장이면 다음 해에 무슨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겠는가를 알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작업을 미리부터 시작하는 사람이다. 증권, 부동산 투자를 해서 성공을 거두는 사람 가운데에서도 외향적 직관형이 흔히 발견된다. 이 유형의 사람은 남자보다 여자에 더 많은 것 같다고 융은 말하고 있다. 이 여성들은 사교무대에서 활약하거나 사회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사람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숨은 소질을 계발하도록 용기를 주고 그 천재성을 키우는 데 적극적이므로 문화 발굴에 극히 크게 공헌하게 된다. 그들은 어떤 사람이 현재 남에게 평가를 받고 있는가 없는가는 개의치 않는다. 무명의 작가, 화가, 음악가들의 자질과 “장래성”을 재빠르게 파악하고, 이러한 직관적 인식에 확고하게 발을 디딘 채 이들을 후원하며, 또한 이들을 서로 만나게 하고 자극을 주게 함으로써 이들의 숨은 능력을 성장시킨다. 그리하여 아무도 돌보지 않거나 때로는 사회로부터 경시되고 있는 소수의 집단일지라도 그것이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한 적극적으로 이들을 도와주게 된다.


  미래를 창조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없는 문명이란 삭막한 것이다. 외향적 직관형은 바로 이런 사람들에게 적합한 장소를 제공하고 이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창조에 참여하고 있다. 창조적인 인간에 내향적인 사람이 많지만, 이들은 자기의 창조성을 밖으로 표시할 줄을 모르고 그렇게 하는 데 극히 서투르고 또한 용기도 부족한데, 이것을 보충시켜서 내향형으로 하여금 자기의 새로운 사상, 새로운 감각 등을 밖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이 외향적 직관형이다.


  외향적 직관형의 위험성은 그가 너무 외향적 직관기능에만 사로잡혀서 이성적으로 자기의 인식을 정리하고 저장할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항상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곳을 찾아 나선다. 그러므로 한곳에 오래 머물러 그가 발견한 가능성을 차분히 키워 나가지 못한다. 다른 가능성이 있는 객체게 눈에 띄면 하던 일을 내버리고 그곳으로 간다. 그는 마치 씨를 뿌리고 다른 밭으로 가는 농부와 같다. 사방에 창조적 가능성을 일깨워 놓지만 실상 그가 이룩해 놓은 것은 없다. 즉 수확은 그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하게 된다. 그것은 마치 새로운 가능성이 엿보이는 인재를 발굴해 놓고서는 다른 또 하나의 가능성이 있는 인재를 발견하면 먼저 발견한 사람을 거리낌없이 버리고 새 사람을 붙드는 식이다. 감정이나 사고는 이형에서는 열등기능에 속하므로 그는 타인에 대하여 그리 따뜻한 감정을 가진 사람처럼 보이지 않고 자기가 대인관계에서 손해를 보고 있는가 없는가를 이성적으로 따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다른 사름으로부터는 ‘사람을 이용하고 무자비하게 버리는 사람’이라고 비난을 받기가 쉽다.


  그러나 그는 그 자신의 도덕을 가지고 있다고 융은 말한다. 그는 그의 관조에 대한 충실성, 그리고 그 힘에 서슴없이 순종하는 도덕이다. 주위의 사람들과 마찰 없이 지내려는 노력은 별로 하지 않고 더구나 자기의 건강에 대해 적절한 배려는 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외향적 직관형에서 가장 소홀히 하는 기능은 감각인데, 그것은 내향적 특징을 갖는다. 이것이 바로 자신의 신체감각을 소홀히 하는 까닭이다. 그는 피곤한 줄을 모르는 사람이다. 언제 배고픈지조차 모른다. 그러다가 앓아 눕게 되거나 노이로제에 걸리면 비로서 자기의 신체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데, 이때의 무의식적인 보상 때문에 지나치게 신체 감각에 매달리는 경향이 나타난다. 무의식에 억압된 열등한 내향적 감각이 의식의 일방성에 반기를 들고 강박적으로 의식을 침범해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외향적 직관형에서 잘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강박증상이며, 특히 건강염려성 강박관념이나 건강에 대한 공포증 또는 병적인 신체 감각이다.


  사고와 감정도 비교적 열등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유아적, 고태적 특징을 나타내게 된다. 이런 무의식의 열등한 사고나 감정이 투사되면 객체에 대하여 구체적인 성격을 띤 성적, 재정적 또는 그 밖의 추측을 하게 된다. 물론 열등한 감각이 이들 기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때로 고태적 감각이 투사되면 이 형의 사람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남자나 여자에게 반해 버리는데, 이들이 그 사람의 무의식의 원시적, 고태적 감각영역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폰 프란츠는 외향적 직관형에서 어떻게 그 열등기능인 감각을 분화시킬 수 있는가를 한 사람의 꿈과 적극적 명상과정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 소개하지 않거니와 무의식의 상들을 받아들이고 실현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는 비단 이 형의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출처 : 분석심리학 pp.189-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