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사람들이 말하는 '나의 진짜 성격유형'과

이것이 MBTI를 통해 나타나는 성격유형과 어떻게 다를까?






■ 사람들이 말하는 '나의 진짜 성격유형'과 이것이 MBTI를 통해 나타나는 성격유형과 어떻게 다를까?


  위에서 언급한 “나의 진짜유형”과 MBTI을 통해 나타나는 성격유형 간의 구별은 중요하다. 한마디로 말해서 MBTI에 네 글자로 나타나는 성격유형이 그 사람의 “진짜 성격유형”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 자기의 진정한 성격유형인지를 결론내리는 사람은 피검자 자신이다. 각 개인에게는 본인의 “진짜 성격유형”이 있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뒷받침 되고 있다.


  MBTI를 통해 나타나는 성격유형이 진짜 자기의 성격유형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것은 검사를 받는 본인에게 달려있다. 때때로 피검자들은 상황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MBTI에 나타난 성격유형이 자신의 진짜 성격유형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취업과정에서 어떤 직장에서 요구하고 선호하는 성격유형에 자기를 맞추려고 할 수도 있다. 또한 MBTI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할 기회가 없어, 어떤 성격유형은 다른 성격유형보다 더 좋다거나 더 능력이 있다는 편견을 가질 수도 있다. 이럴 때도 자기의 성격유형이 기대하는 성격과 다르게 나올 때 “이것이 진짜 내 성격유형이오.”라고 말하기 어렵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한때 나는 대상자가 모두 상담교사 지망생인 30여 명의 교사로 구성된 대학원 수업을 한 경험이 있다. 물론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30여 명이 모두 MBTI검사를 받았다. 그 중에서 채점결과 INTP형이 나온 여교사 한 사람은 상담교사에 ESFJ형이 제일 적합하다는 얘기를 듣고, 나중에 자신의 답안지를 수정하여 ESFJ형이 나오게끔 하여 제출한 것을 발견한 적이 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MBTI결과가 어떻게 사용될 것인가?”하는 오해로 인하여 이런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나는 또한 어느 군장교를 통해 동료들의 견해나, 직업이 요구하는 상황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경험을 한 적 있다. 그는 군에 있는 동안 네 번이나 MBTI검사를 받았다. 세 번은 군에서 모범적인 사람으로 추대받는 ISTJ형으로 나왔다. 내가 그를 만났을 당시 그는 마침 네 번째 MBTI검사 결과를 받은 직후였다. 이번에는 INTP형이었다. “이렇게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나는 이제 겨우 내 자신을 신뢰하기에 이르러, 있는 그대로 내 자신의 경향을 체크할 수 있었지요.”라고 토로하였다. 그리고 그는 말하기를 수년 동안 자신의 유형이 아니라 ISTJ형처럼 행동하는 것을 알면서도, 군대라는 사회에서 각광받기 위해 ISTJ형처럼 행동해 왔노라고 했다.


  융의 말을 빌리면 가면(Persona)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런 면이 매번 MBTI검사 때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수년 동안 그렇게 행동해 오면서 마치 그것이 자신의 성격처럼 여겨지게 된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직업전선에서 이런 딜레마에 빠지는 사람이 많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제대로 하든지 아니면 그만두라”라는 소리를 자주 듣기 때문이다.


  또한 가족역동에서 부모의 요구나 그 가정 나름의 특성이 알게 모르게 자기 “심리경향”을 정직하게 표현하는데 방해물이 될 수 있다. 우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군인가족들, 특히 대부분의 군인가족의 경우 부모의 한쪽이 ISTJ형이면 다른 한쪽이 ISFJ형이기 쉬운데 MBTI에 나타나는 그들 자녀들의 유형은 INFP형이 많았는데(일반적 분포도의 비율에 비해서) 그것이 한 예이다.


  이것은 진짜유형인가? 아니면 규율과 규칙이 분명한 군인 가족의 분위기에 저항하는 표현인가? INFP형이라고 하면 유연성과 자유스러움을 선호하는 유형이 아닌가? 이것은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결국 정답은 그 본인 자신이 가장 잘 알 것이다. 또한 기업의 고급관리자들의 배우자 간의 성격유형은 대체로 군인가족들의 성격유형 배합과 비슷한 것으로 연구결과 나타난다. 또한 사회 문화적으로나 교육적 배경이 이런 검사를 받기에 적절하지 않을 때도 자기 유형과 다른 유형이 나올 수 있다.


  MBTI에 나타난 피검자의 성격유형이 진짜 그 개인의 성격으로 나오도록 하는 책임이 마치 검사자에게 달린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은 피검자 자신이 그 검사의 결과가 진짜 자신의 성격유형을 나타내는지 아닌지를 판단해야한다. 그러므로 검사결과를 피검자에게 알려줄 때 “이 검사는 자기보고식 검사이기에 검사결과는 당신이 응답한 대로 나옵니다.”라고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즉 자신이 표시한 그대로 자기 유형이 나오면 “무엇을, 어떻게, 왜, 그렇게 표시했는가?”하는 것은 본인이 알 것이기 때문이다.



출처 : MBTI 질문과 응답, pp.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