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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커플의 갑작스러운 이별 이유 - 사랑과 우정 사이




■ 오랜 커플의 갑작스러운 이별 이유 - 사랑과 우정 사이


  더 서글픈 이유는 어찌하다 보니 오래 사귀게 된 것이다. 서로를 정말 사랑해서라기보다, 학교 다닐 때 같은 반이어서 우연히 밥 같이 먹다가 친해져서 계속 붙어 다니던 친구 같은 관계인 것이다. 때문에 오랫동안 사귈 수도 있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는 연애하는 것도 힘이 든다. 그 이유는 상대방에게 너무 많이 마음을 쓰다 보니 상대의 말 한 마디 표정 하나에 기분이 롤러코스터처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구 같고 조금은 무덤덤한 상대는 신경을 덜 쓰기에 그만큼 편해서 오래 유지되는 면이 있다. 편안한 연인 관계가 안정적이기는 해도, 청춘에 목숨건 진짜 사랑 한 번 못 해보는 것은 못내 로망으로 남을 수 있다.


  어느 순간 뜨거운 사랑 한 번 해보고 싶어진다거나, 이성다운 이성으로 느껴지는 가슴 뛰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남매 같던 연인사이는 쉽게 흔들리기도 한다.


  가족 같은 너무나 편안한 연인이 되다 보면 공기보다 익숙해진다. 오래 사귀어 볼 꼴, 못 볼 꼴 다 보게 되면, 너무 잘 알아서 하품이 나올 지경이다. 친구와 약속했다고 하는데, ‘분명 오후쯤에 귀찮으면 바쁘다면서 미룰 거야’하고 예측하면 아니나 다를까 오후에 전화해 보면 귀찮아서 약속 미뤘다고 한다. 또 전화 안 받길래 ‘게임 랩업하느라 안 받았겠지... 하지만 나한테는 바쁜 일 있었다고 뻥을 치겠지...’ 하면 정말 몇 시간 지나서 바쁜 일이 있어서 연락 못 했다면서 전화한다. 그 다음 PC방에서 애인을 봤다는 친구의 연락이 온다. 애인의 행동 패턴은 내 손바닥 안에 있다. 뻔하기에 기대도 없고, 흥미도 없고, 관심까지 없어진다.




출처 : 우라질 연애질 pp.282-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