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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결혼 vs 중매결혼, 누가 더 행복할까?




■ 연애결혼 vs 중매결혼, 누가 더 행복할까?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로버트 앱스타인(Robert Epstein) 박사는 중매결혼을 한 부부와 연애결혼을 한 부부 100쌍을 선별하여 8년간 이들의 애정도를 테스트했다. 연구 결과 놀랍게도 연애결혼을 한 부부의 애정도가 18개월마다 50%씩 감소하는 데 비해, 중매결혼을 한 부부의 애정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했다고 한다.


  인도에서도 이와 유사한 심리 실험이 진행되었다. 50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애정도를 테스트한 결과 결혼한 지 5년이 안 된 부부에서는 연애결혼한 부부의 애정도가 중매결혼한 부부보다 높게 나왔지만, 결혼한 지 5년 이상 된 부부에서는 연애결혼한 부부보다 중매결혼한 부부의 애정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10년 이상 된 부부의 경우에는 중매결혼한 부부의 애정도가 연애결혼한 부부보다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발표되었다.


  놀랍지 않은가?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보다 결혼해서 살다가 사랑하게 된 부부가 더 많은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나온 이유는 사랑에 대한 기대감과 결혼 후 겪게 되는 현실적인 문제들의 상관관계에서 발생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매결혼의 경우 결혼 전 상대방의 목표와 집안, 관심사 등을 서로가 충분히 검토하여 결혼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후에 겪게 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미리 예측하고 이에 대해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가 용이하다.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가 잘 해결되고 가정이 안정적으로 운용될수록 서로를 격려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만족감이 커진다. 사랑이 커져 가는 것이다.


  반면에 연애결혼을 한 부부의 경우,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을 결심한 것이다. 서로를 계속 사랑하기 위해 결혼했지만, 결혼과 동시에 부부로 살아가기 위해 해결해나가야 하는 생활의 문제들이 속출한다. 사랑 이외의 것들을 본격적으로 챙겨야 하는 상황이 된다. 따라서 현실적인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을 때마다 서로에 대한 사랑도 의심받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결과가 무조건적으로 모든 부부에게 적용된다고 말할 순 없다. 중매결혼과 연애결혼의 비율이 비슷하게 공존하는 문화권과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주어진 조건에 따라 또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매결혼을 선호하다가 연애결혼이 일반화된 우리 사회에서는 한 번쯤 짚어보고 넘어갈 연구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나 연애하다가 함께 하기로 결정했을 때 결혼을 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 100년도 안 되었기 때문이다. 불과 20~30년 전만 하더라도 ‘연애는 결혼해서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이었다. 우리의 부모 세대 대부분은 중매결혼을 통해 가정을 꾸리고 사랑을 키워 나갔다. 우리는 그들을 보며 ‘얼굴도 모르고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어떻게 결혼할 수 있을까?’라고 의아해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저희는 사랑해서 결혼한 만큼 잘 살고 있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신문과 뉴스를 장식하는 혼수 비용 문제로 고뇌하는 부부의 모습과 급증하는 이혼율 소식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사랑하는 사람의 배경과 배경을 고려한 사랑에 대한 고민, 둘 중에서 무엇을 택하느냐는 선택의 문제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사랑을 키워나가려면 결혼 이후에 더더욱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모든 부부가 명심해야 할 교훈이다.




출처 : 우라질 연애질 pp.346-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