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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감정형(F)




감정형 feeling type 

 

  감정feeling은 자아와 주어진 내용 사이에 일어나는 과정으로서그 내용에 받아들이든가 돌려보내든가 하는 일정한 가치(좋다/나쁘다)를 부여하는 과정입니다이것은 그때그때의 일시적인 의식의 내용이나 일시적인 지각과 관계없이 따로 ‘기분’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그리고 감정은 사고와 마찬가지로 합리적 법칙에 따라 진행되는 판단의 한 양식이므로 합리적인 기능에 속합니다감정판단의 근거가 객체적 기준즉 객관적이고 보편타당한 가치일 경우 외향적 감정이라고 하고그 근거가 주체의 기준일 경우 내향적 감정이라 합니다

 


외향적 감정형

 

  일상생활에서 외향적 감정기능을 주 기능으로 하여 살아가는 사람을 외향적 감정형 extraverted feeling type이라고 부릅니다이들의 감정은 객관적 여건이나 보편적인 가치에 순응합니다이것은 무엇보다도 배우자 선택에 잘 나타납니다이 형의 여자의 경우 언제나 “적당한” 남자를 사랑합니다그 남자가 자기의 주관적인 감정에 맞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의 나이사회적인 지위재력외모 등등이 모두 사회적 요구에 맞기 때문입니다그렇다고 이러한 선택이 계산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그녀는 그 남자를 진정으로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 형의 사람들은 외향적인 감정으로 상대방의 감정에 잘 맞추어줄 줄 알기 때문에 쉽게 친구들을 사귀고 모든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어 줌으로써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해줍니다때문에 그들은 파티의 여주인공으로 적격입니다.  

 

  또한 이들은다른 사람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공감하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에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가장 잘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다른 사람이 곤경에 처해 있을 때 가장 먼저 나타나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이가 이들입니다

 

  외향적 감정형에 가장 열등한 기능은 내향적 사고입니다외향적 감정형의 사람들은 내향적 사고즉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철학적 토론개념의 본질에 대한 논의가 벌어지면 하품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 형의 사람들이 외향적인 감정을 너무 일방적으로 이용하게 되면이들의 감정활동은 개인적인 성격을 잃고 활기와 호소력을 잃게 됩니다때론 우습지도 않은 웃음을 억지로 웃어야 하는 오락프로의 사회자와 같아집니다이렇게 해서 감정의 주체가 객체에 완전히 흡수되어버리면감정에 있어 가장 매력적인 개성적인 요소가 없어지고이때 무의식에 억눌려있던 고태적이고 부정적이고 거친 사고가 의식에 들이닥칩니다무의식에 의한 의식의 해리현상이 시작되는 것입니다즉 의식의 객체와의 감정관계가 강할수록그래서 감정이 “탈자아화”될수록가장 높게 평가되는 객체들의 가치를 무자비하게 깎아 내리는 무의식적 사고가 밀려듭니다“그것은 무엇 무엇에 지나지 않는다 nothing but"는 사고가 일어나 객체들에 얽매인 감정의 지나친 권력을 파괴합니다이리하여 그는 제일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가장 깎아 내리는 온갖 편견과 좋지 못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그의 본래의 명랑한 태도는 편견에 찬 냉혹한 태도로 바뀌어 성격상의 일관성을 잃게 됩니다융은 유아적성적 관념을 무의식에 가지고 있는 사람은 바로 이런 유형의 히스테리환자의 경우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폰 프란츠는 외향적 감정형의 열등한 사고는 내향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사고가 흔히 자기 자신의 주체의 문제로 향한다고 말합니다그래서 그는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내가 하는 것은 무엇이든 틀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 다른 위험성은 외향적 감정형이 일단 한번 생각하기 시작하면 그것에 완전히 빠져 들어간다는 것입니다그는 도서관에서 책 속에 파묻혀 독서에 몰두하게 됩니다그렇지만 그의 사고 기능은 열등하기 때문에 그런 작업은 범용한 암기작업과도 같습니다

 

내향적 감정형 : 

 

  감정기능을 주 기능으로 사용하면서도 내적인 기준에 의해 판단하는 사람을 내향적 감정형introverted feeling type이라고 합니다이들은 무척 분화된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그것은 밖으로 표현되지도 않고 객체에 작용하지도 않습니다이들의 분화된 내향적 감정은 내적으로 진실로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를 볼 줄 압니다그러므로 이런 사람들은 어느 집단의 윤리적 지주가 됩니다이들은 결코 남에게 훈계하지도 않고 자기를 주장하지도 않지만 올바른 윤리적 가치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변사람들에게 은연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융은 “잔잔한 물은 깊다.”란 속담이 이 형의 사람에게 적용된다고 말합니다

 

  이 형의 사람들의 감정은 밖으로 표현되지 않기 때문에 밖에서는 차지도 덥지도 않은 “서늘한”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이들은 객체의 감정에 따라가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가라앉히거나 막거나 또는 부정적 감정판단으로 냉각시킵니다언제나 조용하고 조화롭게 공존하려는 태세가 되어있지만낯선 타인에 대해 다정하거나 따뜻하지 않고 무심하고 냉정하고 거부적인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내향적 감정형은 밖으로 나타내는 냉담성과는 달리 자기 안에 깊은 공감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러나 이러한 감정의 대상은 객체가 아니고 마음속에 숨어있는 깊은 종교적 심성입니다혹은 시적인 형태로 표현되는 종교적 심성이렇게 함으로써 객체에 대한 우월성을 지키려는 은밀한 야심을 표현합니다자녀를 둔 부인들의 경우 이러한 우월성 중 많은 부분을 아이를 통해 은밀히 실현하려 합니다

 

  이 형의 사고는 외향적입니다이들은 겉으로는 조용하고 드러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수많은 외적인 사실들에 관심이 있습니다이들이 외향적 사고를 창조적으로 사용하려고 하면너무 많은 자료와 참고 문헌사실들에 압도당해 자료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됩니다그리고 이들의 외향적 사고의 열등성은 흔히 편집광monomania로 나타납니다그들은 한두 가지의 관념으로 수많은 자료 속을 달리게 됩니다이러한 의미에서 폰 프란츠는 프로이트를 한 인간으로 보면 내향적 감정형이었으리라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융도 지적했다시피 프로이트의 체계가 외향적 사고를 나타내고그것도 소수의 근본적인 관념을 수없이 많은 자료로 표현하여열등한 외향적 사고의 특성을 띄었기 때문입니다

 

  열등한 외향적인 사고는 물론 다른 모든 열등기능이 가지고 있는 고태적이고 환원적인 경향을 띱니다이러한 무의식의 사고를 지나치게 억압하면 무의식에 의식과는 상용할 수 없는 극단적인 대극이 생기고 그런 무의식적 사고는 외계로 투사됩니다자아 중심적이 된 주체는 평가절하 된 객체들의 권력과 의미를 느끼게 되고 의식은 남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느끼기 시작합니다남들이 온갖 야비한 것들을 생각하고악한 계획을 세우고몰래 선동하고계략을 꾸미고들 있을 것이라고 느낍니다여기서 인간관계는 냉전과 암투경쟁관계가 되고그러한 긴장으로 말미암아 탈진에 이르기도 합니다따라서 이 형의 사람에서 가장 흔한 형태의 신경증은 신경쇠약성 신경증이거나 여성들에게는 신체상태가 같이 나빠져서 빈혈 같은 증상이 온다고 융을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외향적 감정형과 내향적 감정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융은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대극 관계에 있는 유형(외향적 감정형과 내향적 사고형)이 아니라 같은 기능을 주 기능으로 하고 다른 태도를 가진 유형이라고 말했습니다외향적 감정형과 내향적 감정형의 사람들이 함께 미술관에 갔습니다외향적 감정형의 사람은 어느 화가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고그 작품에 대한 비평가들의 반응은 어떠했는가에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만일 그곳이 별로 유명하지 않은 화랑이고무명의 화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고비평가의 평도 신통치 않았다면그는 일반적으로 별 감동을 느끼지 못할 입니다그렇지만 내향적 감정형의 사람은 외향형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들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주관적인 느낌에 부합되는 작품 앞에서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넋을 잃고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이들 둘은 모두 미술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감상하는 각도가 전혀 다릅니다물론 이런 예는 외향형과 내향형의 일반적인 차이를 설명해 줍니다심리학적 유형을 아는 것은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유익합니다.  

 

  그리고 감정형에서도 사고형과 마찬가지로 무의식에 열등하게 남아있는 기능들을 분화 발달시키는 것은 자기실현 또는 개성화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출처 : http://www.jung.re.kr/php/board.php?board=bulletin&search=%BA%D0%BC%AE%BD%C9%B8%AE%C7%D0+%BF%EB%BE%EE%C7%D8%BC%B3&shwhere=subject|&command=body&no=28

이미지출처: http://m.blog.naver.com/wind0631/150143437314